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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침 자극이 셀수록 효과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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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학 교과서에 등재된 침의 종류(우측)

 

고문헌과 교과서에 자침 시간과 깊이는 나와있는데, 굵기는 안 적혀있습니다. 과거에는 구침이라고 종류와 굵기가 다양한 침을 사용했습니다. 현대에는 스테인레스 침으로 규격화됐는데요, 오늘은 이런 침의 굵기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 논문은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발표한 연구로, 침체의 굵기가 근피로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내용을 다룹니다. 연구는 0.2mm, 0.3mm, 0.4mm의 서로 다른 굵기의 침을 사용하여, 자침 후 근피로 회복 속도와 정도를 비교한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연구 목적

이 연구의 목적은 침체의 굵기가 자침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특히, 자침이 근육 피로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표면 근전도(sEMG)를 통해 관찰하여, 서로 다른 굵기의 침이 근피로 회복 속도에 차이를 보이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방법

  1. 실험 대상
    • 대상자: 24세에서 35세 사이의 건강한 남녀 8명(남성 5명, 여성 3명)이 실험에 참여했습니다.
    • 선정 기준: 심혈관계 질환이 없고, 혈압이 정상 범위에 있으며(고혈압 기준: 수축기 혈압 140mmHg/이완기 혈압 90mmHg), 자침으로 인한 부작용(예: 침훈)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만 실험에 참여했습니다. 또한 최근 6개월 내에 근력 강화 훈련을 한 경험이 없고, 자침 부위에 피부 질환이 없는 사람들로 한정했습니다.
  2. 자침 방법
    • 사용한 침: 연구에서는 동방침구제작사에서 제조한 스테인리스 스틸 침을 사용했으며, 각 침의 굵기와 길이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0.20mm × 40mm
      • 0.30mm × 40mm
      • 0.40mm × 40mm
  3. 자침 부위
    • 족삼리(ST36): 정강이 앞쪽에 위치하며, 하지부 질환, 소화기 질환 등에 자주 사용되는 혈자리.
    • 천추(ST25): 복부의 전면에 위치하며, 위장 및 부인과 질환에 자주 사용되는 혈자리.
  4. 자침 절차
    • 각 혈자리에 굵기가 다른 침을 각각 1개씩 직자(직각으로 침을 찌르는 방법)했습니다. 
    • 자침한 후 10분간 침을 유지한 후 제거했습니다. 
    • 자침 시 득기 반응(산마중창감 등, 침 치료 시 나타나는 자극 반응)을 얻기 위해 평보평사법(침을 깊게 찌른 후 부드럽게 조작하여 자극을 주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5. 근피로 유도 및 측정
    • 근피로 유도 방법: 대상자들은 무릎을 105도, 몸통을 30도 유지한 상태에서 1분 동안 20회 윗몸일으키기(sit-up) 운동을 수행하여 근피로를 유도했습니다.
    • 측정 전 준비: 전극을 부착할 부위의 각질과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전극 부착 전 면도를 하고 알코올로 피부를 소독한 후 완전히 건조시켰습니다.
    • 전극 부착: 전극은 자침 부위와 상하로 5mm 떨어진 지점에 부착했습니다. 측정 시에는 60Hz의 노이즈를 제거하기 위해 60Hz 노치 필터링을 적용했습니다.
  6. 측정 도구 및 분석
    • 근전도 장비: Poly G-I(LAXTHA Inc. Korea) 근전도 장비를 사용하여 근피로 상태를 측정했습니다. 이 장비는 주파수 대역 10-500Hz, 증폭률 1000배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 측정 방법: 실험 대상자들은 총 4회 실험을 방문하여 4가지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 자침 없이 근피로 회복을 측정.
      • 0.20mm 침을 10분간 자침 후 근피로 회복을 측정.
      • 0.30mm 침을 10분간 자침 후 근피로 회복을 측정.
      • 0.40mm 침을 10분간 자침 후 근피로 회복을 측정.
    • 자침 후 30분 동안 표면 근전도를 기록하며 근피로의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 주요 측정 지표는 중앙 주파수(Median Frequency, MDF)로, 시간에 따른 MDF의 변화를 통해 근피로 회복 속도를 평가했습니다.
  7. 분석 지표
    • MDF 분석: MDF 값은 근피로가 증가하면 저주파 성분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MDF 감소 속도를 근피로도의 지표로 사용했습니다. MDF가 감소하면 근피로가 높아지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 통계 처리: 실험 결과는 One-way ANOVA를 사용하여 통계적으로 분석했으며, p 값이 0.05 미만인 경우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8. 실험 절차 요약
    • 첫 번째 방문에서는 자침 없이 근피로 변화를 기록했고, 이후 세 번의 방문에서 0.2mm, 0.3mm, 0.4mm의 침을 무작위 순서로 자침한 후 근피로 회복 과정을 비교했습니다.
    • 결론적으로, 연구는 근피로 유도를 통해 각기 다른 굵기의 침이 근피로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표면 근전도를 통해 측정했으며, 침의 굵기가 근피로 회복 속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결과

 

  1. 근피로 회복 속도
    • 0.4mm 침을 사용했을 때, 근피로가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회복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 침은 근피로가 급격하게 증가한 후,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근피로 회복 속도가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 0.2mm 침을 사용했을 때는 근피로가 억제되어 큰 피로가 쌓이지 않았습니다. 이 침은 근피로의 증가를 가장 잘 억제했지만, 빠른 회복보다는 피로가 덜 쌓이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 0.3mm 침은 두 가지 경향의 중간에 해당하는 결과를 보였으며, 근피로가 서서히 증가했다가 회복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2. 세부 결과
    • 0.4mm 침의 경우 자침 후 5분 이내에 MDF가 급격히 증가한 후, 10분 이내에 운동 전 MDF 값의 80%까지 회복되었습니다.
    • 0.2mm 침은 자침 후 근피로 증가가 억제되었으며, 근피로 회복이 더 느리게 나타났습니다.
    • 0.3mm 침은 0.2mm와 0.4mm 침의 중간 형태를 보였으며, 10분 이내에 운동 전 MDF 값의 80%까지 회복되었습니다.
  3. 근피로 증가 억제
    • 0.2mm 침은 근피로의 증가를 억제하는 데 가장 큰 효과를 보였습니다. 운동 후 근전도(MDF) 값이 자침하지 않은 그룹과 비교했을 때 더 적게 감소하였으며, 이는 근피로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 반면, 0.4mm 침은 초기에는 근피로가 빠르게 증가했지만, 그 이후 근피로가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4. MDF(중앙 주파수)의 변화
    • MDF는 근피로가 증가할수록 저주파 대역으로 이동하며, 이는 근육의 피로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 0.2mm 침은 MDF 감소 속도가 매우 느렸으며, 이는 근피로 증가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실험 결과, MDF 감소율이 -0.3[1/s²]로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 0.4mm 침은 MDF가 처음에는 급격히 감소했다가 빠르게 회복되었으며, MDF 감소율이 -8[1/s²]로 가장 급격하게 나타났습니다. 
    • 0.3mm 침은 -2[1/s²]의 감소율을 보여, 중간 정도의 MDF 감소와 회복 양상을 보였습니다. 
  5. 통계적 분석
    1. 실험 결과는 One-way ANOVA와 Dunnett’s post-hoc test를 통해 분석되었으며, p 값이 0.05 미만일 때 유의미한 결과로 해석되었습니다.
    2. 족삼리(ST36)와 천추(ST25) 두 부위 모두에서 자침 후 MDF 값의 변화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특히, 0.4mm 침에서 가장 빠른 회복 속도와 높은 피로 회복률이 나타났습니다. 
  6. 자침 부위에 따른 차이
    1. 족삼리(ST36)에서의 자침 결과는 천추(ST25)보다 더 빠른 근피로 회복 속도를 보였습니다. 이는 족삼리가 하지부와 관련된 주요 혈자리로, 피로 회복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종합 결론

  • 0.4mm 침은 근피로 회복 속도가 가장 빨랐고, 0.2mm 침은 근피로의 증가를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0.3mm 침은 두 가지의 중간 형태를 보였으며, 피로 회복과 억제 모두에서 균형 잡힌 결과를 보였습니다. 
  • 따라서, 치료 목적에 따라 침의 굵기를 선택할 수 있는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0.4mm 침은 빠른 회복을 요하는 상황에서, 0.2mm 침은 근피로의 예방 및 억제가 필요한 경우에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이 결과는 침 치료에서 굵기가 중요한 변수임을 보여주며, 각 환자의 상태나 목적에 따라 침의 굵기를 선택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고찰

결과적으로 침으로 최적의 효과를 보기 위해선 환자의 증상에 맞춰 놔야합니다. 침이 굵을수록 피로도가 심하나 그 회복 속도도 제일 빨랐습니다. 얇을수록 피로도는 적으나 회복력도 적었습니다. 즉 환자가 회복력을 필요로 하는지 피로를 줄이는 걸 필요로 하는지 의사가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어느정도냐 판단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임상에선 아주아주 간단하게 시각적 상사 척도(Visual Analogue Scale, VRS)라고 하여 환자 본인이 통증이 전혀 없는 0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인 10 사이의 값에 대해 알려주면, 의사가 이를 참고하는 것입니다. 사용이 간단하여 임상에서 많이 쓰이는 방법입니다. 개인적으로 위의 VRS를 환자에게 물어 6 이상이라면 굵은 침을 사용하고, 4 이하라면 얇은 침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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